[ 사진 ]/사진 잘 찍는 요령

[스크랩] 그시절, 놓지지않으려 애썼던 셔터챤스 (Shutter chance)

손상근 2010. 5. 18. 08:13

 

 

 


 

안녕하세요? 윤석영입니다.
지난번 In focus, Out focus기법을 올렸더니 자료사진과 함께보는 재미도 있고
그시절의 트랜드도 느낄수있으며 쉽게 알수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다며
계속 올려달라는 요청을 몇분께 받았습니다.
 
그래서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올리기로 했습니다.
적당한 다른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아 올리자니 초상권침해와 불법복제로 규제도 받거니와
옛날 제가 한장 한장 찍으며 웃고, 감동하고, 행여나 잃어버릴까봐
깊숙히 보관해뒀던 제 사진들을 올리는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올립니다.
 
 
Shutter Chance (순간포착)에 대해서 오늘은 말씀드리겠습니다.
셔터챤스란 사물의 움직임을 얼마만큼 적절한 시기에 담아냈느냐? 라는 말입니다.
누구나 카메라에 눈을 대고 적절한 때에 셔터를 누르려하지만
정작 본인이 원하던 챤스는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때를 놓치고맙니다.
 
방법은 카메라에 눈을대고 꼭 들여다보지를 말고
구도와 촛점을 맞춘다음, 피사체의 움직임과 동시에 그대로 셔터를 눌러버리는 것입니다.
그럼 실例를 보여드리며 설명하지요.
 

                                                                                                                                                        

                                                                               

 

        제 아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고 첫 소풍을 갔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이라서 아내와 저, 모두 하루 휴가를 내고 갔습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춤을 추다가 호르라기소리가 들리면 아이를 업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멀리서 망원렌즈를 대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기도하고

아내와 제 아들이 잘 나올수 있도록 앵글과 각도, 모두 중요하게 여기며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녔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가리지않도록 사람사이를 피해다니며...

 

이윽고 호르라기 소리와 함께 까르륵.. 거리는 많은 사람들의 함성속에서

아내와 제아들의 활짝 웃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제 아내의 한쪽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고  제 아들의 웃음소리가 하늘높이 날아갑니다.

이 사진은 여러 군중속에서 아내와 아들이 돗보이는 셧터챤스의 수준작입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도  안낳은체  몇년간을 그대로 살며 여행을 다닌적이 있었습니다.

경포대... 용평에서 캠프를 하며 차를 운전하여 바다로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저런 젊은날이 있었던가?...

포효하는 바다... 포말이 부서지는 해안선에서 손잡고 까르륵 거리던 연인이었던 시절.

 

지금은 자동차를 전문으로 촬영하는 세영Studio의 장영준이라는 친구가 망원으로 촬영해준것인데 아내의 시원하게 소리내어 웃는 모습과 셧터챤스가 일품입니다.

더구나 주변에 아무도 없고 오로지 우리만 존재하는듯한 바다가 더없이 명품사진임을 말해줍니다.

훗날 들은 이야기인데 이 한장의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에 눈을 대고 무려 15분을

우리의 행동을 쫓아다녔다고 합니다.

 

                                                                                                                                                         

 

 

 제가 무역회사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던 70년대 후반, 스물아홉살로 기억합니다.

사내체육대회가 일년에 한번씩 있었는데 꽤나 큰 규모였습니다.

그때 저는 이미 꽃미남 팜팜보이로 유명했었습니다.

 

촬영은 역시 사보표지 제작차 왔던 세영Studio의 장영준이

관중석 스텐드에 앉아서 해준것입니다.

다시 30대로 돌아가서 하라고하면 다시는 할 수없는 순간입니다.

 

 

 

제가 화장품광고를 하던 삼십대 初였습니다.

여름Poster를 제작하려면 5월초에 바다로 떠나야합니다.

그때는 Image보다 직접적인 광고, 즉 바다에서 비키니를 입고있는 美女텔런트들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먼저 바다에 들어가서 시범을 보이며 춥지않다고 모델을 유인하는것도

제몫이었습니다.

 

이런 사진-  위에 보시다시피

모델이 해안선에 엎드려 쌩긋웃는 사진보다

물벼락을 맞으며 소리치고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런 사진을 저는 더 좋아합니다.

우아하게 엎드려 고양이같이 큰 눈을 치켜뜨고  미소를 지으며 있는 여자.

노출이나 피부의 질감, 화장의 색상이 정확히 들어맞았어도

마치 마네킹처럼 생명력이 없어 보입니다.

일본의 'Parco'처럼 노출이나 Pint가 안맞았어도 살아있는 표정을 창출해내는 회사가

그시기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번 광고주와 싸워야했습니다.

 

 

 

 

 

 

좋은 셧터챤스를 얻으려면 반드시 누군가 카메라를 눈에 대고 있어야만 할까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윗 사진은 자동셔터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고석정에서 자동셔터를 걸어놓고 촬영준비를 했습니다.

그냥 앉아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찍으려 했는데

어느순간 아내가 달려와 목을 감싸안으며 일어서서 함께 찍자는 겁니다.

그 순간 '찰칵'

나는 그때 알았습니다.

셔터챤스란 반드시 누군가의 눈에서 오래 머물다가 포착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요즘에는 ESL카메라가 나오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200, 300,... 그러더니 이제는 700, 800.... 그래도 모자라서 더 좋은 카메라를 선호합니다.

언젠가 충무로에서 사진전을 열며 초대해줘서 구경을 갔다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New York, 아침 출근시간, 비바람이 부는 맨허턴에서 사람들이 바람에 불려갈듯 간신히

Subway로 향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작가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며 어떤 기종의 카메라, 어떤 렌즈를 썼냐고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아주 작은카메라에 Fillem을 넣고 찍었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윗 사진도 작은, 소위 똑딱이라는 카메라로 촬영을 한것입니다.

우측 하단에 보시듯 날짜가 나오는 소형카메라.

눈이 내린 이른아침,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아이가 마치 한마리의 강아지처럼

아파트 정원을 헤집고다니며 눈장난을 하는 모습을 간편한 소형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촬영했다가 의외의 수확을 건진 사진입니다.

 

 

 

 

위에서 일본의 Parco회사가 화장품광고를 하면서 때로는 노출도 Pint도 안맞은

Image광고를 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아들의 초등학교 운동회사진인데 저만할때의 사내아이들은 무척 빠릅니다.

더구나 천부적으로 스포츠에 뛰어난 제 아들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 애들을 찍기위해 어떤 계획을 세워야할까요?

 

저는 후레임을 정해놓고 어느지점에 오면 셔터를 눌러 셔터챤스를 맞출지

우선 정합니다.

그리고 Time을 정하는데 보통 달리기, 스포츠를 촬영하려면 1000/1초까지 올라갑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를 않습니다.

오히려 느리게 Time을 정하고 그 움직임이 흔들려서 오히려 有動을 나타냅니다.

물(水)도 느린셔터로 트라이포드를 받치고 찍었을때 흐르는 기분이 나는 것처럼.

 

중국의 왕가위 감독은 영화를 찍을때 카메라를 들고 따라가며 흔들리는 방식으로 찍어서 오히려 動的인 느낌을 주는것을 보셨을겁니다.

* 왕가위 감독 : <중경삼림>< 아비정전>< 화양연화>< 해피 투게더>만듬.

 

 

 

희태와 함께 수원에 사는 공군장교출신 친구를 만나러 갔던적이 있습니다.

그와 희태가 담소를 나누며 숲길을 걷는 뒷모습을 촬영해 달라기에 해줬더니

그때 그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사진을 잘 찍을수 있냐?'고...

 

가장 쉬운 셔터챤스를  가르쳐드리겠습니다.

먼저 카메라의 화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아놓으세요.

그리고 피사체(人)가 어디쯤 왔을때 셔터를 누르겠다고 정하십시요.

윗 사진이 그 좋은 例입니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아들아이,  행여나 넘어질까 조심스러워 뒤따라오는 아내.

제 젊은 초보아빠 시절의 잊을수없는 추억입니다.

 

 

 

 

                                                                               

 반드시 셔터챤스란 계획되지않은 돌발동작만이 가능할까요?

절대 그렇지않습니다.

계획된 촬영에서도 셔터챤스는 존재합니다.

윗 사진은 제 山友 희태와 山行中에 찍은 사진입니다.

사패山 정상에서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추운날이었습니다.

정상에 뛰어오르기 좋은 자리가 있었습니다.

'희태야. 카메라를 낮추어서 대지에서 발이 떨어졌을때 포착해야돼."

그리고 몇번인가 뛰었습니다. 챨칵, 챨칵, 챨칵...

 

보통 졈푸하는 사진들을 젊은층들이 많이 찍는데 의외로 좋은 사진들을 못 건집니다.

보기가 흉하고 정돈된 화면을 못 찍습니다.

윗 사진은 화면도 잘 정돈되었고, 셔터챤스 또한 좋은 사진입니다.

 

그 이후, 희태와 산행을 하면서 여러 봉우리에서 졈푸 사진을 찍어봤지만

저런 사진을 다시는 찍을수 없었습니다.

 

 

 

 

                               - 2010. 5. 4.  Seok young Yoon -   

  

 

 

 

      

 

 

 

 

 

 

 

출처 : 대지사랑회
글쓴이 : 윤석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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