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익는 마을
손 상 근
내 고향 영동에는
중앙로에도 마을 길에도
구촌동 가는 길
가로수도 감나무다
들일 나간 빈 집
삽살이 졸고있는 마당에도
장독대 옆에도
감은 붉어 간다
온 동네가
주저리주저리
등불 밝힌 듯 환하다
숨바꼭질하던
돌담 따라 돌면
큰 감나무가
감 꽃 목거리 걸어주던 누나로 서 있고
품이 넉넉한 내 어머니로 서 있다
초가지붕 위
고추 발갛게 널리고
추녀 끝 곶감 달게 익어가던 마을
산길 돌아가는 기적소리 멀리
내 고향
가을은 그렇게 깊어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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